2012년 이맘때쯤에 공부를 시작한거 같은데 작년 8월까지 한 1년 6개월 정도 걸렸네요

담당샘하고 오랜만에 통화하고 후배들 위해 수기좀 쓰라고 하셔서 몇자 적습니다.

첫번째 절대 편한걸 찾지 마세요.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습니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오늘은 어쩌구 어쩌구 그러다 보면 공부 못합니다.

두번째 나는 안된다는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공고졸업했습니다. 물론 대학도 나왔지만 솔직히 전문대,, 돈만 주면 들어가는 곳에 가서 학교 졸업할때 까지 학위받아서 써먹지도 못하고 알바만 전전긍긍하다가 에듀피디에서 시작했습니다. 나름 돌머리중 돌머리라 제가 공무원 준비한다고 할때 제일 반대한 사람이 어머니하고 아버지였습니다. 친구들도 다 반대 했어요.

니가 무슨 공무원이냐고 흐.

근데 막상 이게 하고싶다고 생각하니까 주변에서 막으니까 더 하고 싶데요

차분히 기초랑 이론과정만 1년 잡고 시작했는데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진도만 나갔으나

같은 강의를 2~3번 정도 듣다가 보면 어느정도 흐름파악이 됩니다.
결국 공무원 시험은 시간과 정보싸움입니다.

정보야 여기서 많이 챙겨주시니까요.(제가 다른곳에서는 공부를 안해봤지만 제가 시작할때에는 여기가 최고다 이런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우리는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막상 공부하면 막연하거나 막막하지는 않고 그냥 눈앞에 보이는걸 닥치는 데로 했는데 하다보니 그렇게 하기 싫은 영어도 신기하게도 재미가 붙습디다.흐흐

아~ 물론 영어는 고득점은 안나왔습니다. 70점 받았는데요. 제 수준을 아는 사람들이 다 신의축복이라고 합니다.
저 수능 영어 20점도 안나왔거든요

성격확인하고 저도 좀놀랬는데 국어나 한국사 선택과목은 그래도 80점은 넘겠지 했는데 솔직히 영어는 50점도 못넘길줄 알았거든요 흐흐

세번째 핑계 거리를 찾으면 끝이 없습니다.
제가 이거 시작할때 같은 동네 사는 친구가 한 일주일 뒤에 자기도 한다고 했는데요,

한 1달 정도 공부하고 있을 무렵인가요? 태풍번개가 쳐서 저희 집 인터넷이 아작이 난적이 있어요. sk브로드밴드에서 나중에 모뎀 바꿔주고 랜카드 바꿔주고 나서야 고칠 수 있었는데요

피씨방에 갔는데 거기에 그 친구가 있더라구요. 너무 반가워서 같이 게임할라고 아는척을 하는데 얘가 책까지 가지고와서 헤드셋을 끼고 거기서 공부하고 있더라구요 덜덜덜!

저는 오랜만에 기분이나 전화할꼄 인강안되니까 쉬러 간건데 너무 제 자신이 창피하더라구요.
도망치듯 밖에 나와서 물끄러미 하늘을 보는데 비는 억수로 내리고 제나이 34살에 이제 곧 장가도 가야 하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번개치듯 어떤 생각에 이끌려 로마루피씨방 계단에서 스마트폰에 있는 게임어플과 카톡등 어플을 다 지웠습니다.
퇴근하고 하루 2시간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시작하고 2주만 그렇게 하고 2주뒤부터는 1시간만 하거나 약속이 있는 날에는 그냥 띄엄 띄엄 공부했었거든요..

그날의 충격이 제게는 인생전환의 시발점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정말 독하게 맘을 먹었다면 사나이 한번 내밷은 말을 지켜야 하니까요. 그날부터 하루 2시간 이상 공부를 안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축구를 해도, 보고싶은 무한도전을 해도 2시간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 지켰으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점점 공부시간이 늘더라구요^^

암튼 세번째 핑계를 만들지 말자! 라는 키워드를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최종합격 발표나고 인간승리라고 아버지께서 우시는데 7급도 아니고 9급인데 좀 부끄럽기도 하고 저도 울컥하더라구요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지만 이제 공부를 시작한 후배분들 입장에서는 이 3가지 키워드를 잘 간직하시고 어려울때나 힘들때 자신을 다독이시며 합격의 단물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