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주 토요일에 지방 교육행정직 시험 보고 기분 좋게 시험 후기 남깁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가채점한 결과,
국어 영어 사회는 다 맞았고요,
한국사는 1문제, 제일 걱정했던 행정법은 2문제 틀렸어요.
총 세 개 틀린 적은 이제껏 기출 풀어볼 때도 없었는데 밀려 쓴 것이 없길 바랄 뿐입니다 지금은 ㅎㅎ

에듀피디 강의는 작년부터 들었지만 중간에 취업했다가 다시 그만두기도 하고
또 취업 준비 했다가 임시로 일했다가 다시 맘 잡고 공부하기도 하고...
따져보니 실질적으로 공부한 기간은 7개월 남짓입니다.
하루 공부 시간은 엄청 들쭉날쭉했는데 평균 3-4시간이었습니다.
(진짜 순수하게 강의 듣고 책 본 시간만 타이머로 쟀어요)

왜 저거 밖에 안했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서른이 넘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공부하려니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 있고
기억력 감퇴도...ㅎㅎ 공부하기가 진짜 정말 싫었습니다 ㅠㅠ
그리고 백수가 되니 집안일도 눈치껏 해야 했고요.

이제 제가 공부하면서 느꼈던 점, 도움이 될만한 팁 적어볼게요.

<국어>
사전에 정보를 많이 수집하지 못한 채 시작해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국어가 제일 예상 밖이었어요. 수능 언어 문제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외울 게 많고 문법이 꽤 어렵더라고요.
문학에도 관심이 많지 않은데 문학사도 다 외워야 하나 싶어서 답답했고요.
한자바보라 한자도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주제에 근자감이 있어서 처음부터 정원상 선생님 강의를 제 맘대로 1.4배속으로 들었어요. ㅜㅜ
지금 내가 이해를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들었는데
2회차에 정상속도로 들으면서 아 내가 바보같은 짓을 했구나 하고 엄청 후회했습니다.
여러분 국어 처음 들으실 땐 국어라고 자만하지 말고 1.0으로 정직하게 들으시길 추천합니다.

정원상 선생님 수업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좋습니다. 항상 명확하게 설명해주시고요.
그 중에서 제일 도움이 됐던 건 국어핵심문법특강입니다.
저는 기본강의 2회를 들은 후에 문법특강을 들었는데
1회 듣고 바로 문법특강 듣고 이론 강의 2회째로 넘어가면 훨~씬 수월했을 것 같아요.
핵심이론정리 후 심화이론 정리도 같이 해주시고 그 다음에 문제풀이로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문법고수가 될 수 있습니다. 몹시 체계적입니다. ㅎㅎ
강강강추! 책 두께는 얇지만 정말 알찬 교재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
심태섭 선생님 수업 정말 재밌게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다른 공부하기 싫을 때 듣게 되는 게 한국사였어요.
선생님께서도 스스로 발음에 대해 말씀 많이 하셨는데 (셀프디스ㅎㅎ)
몇 시간만 들으면 모든 게 익숙해지고 아주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됩니다.
전 처음에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말씀을 드리며...
어쨌든 국사를 원래 좋아하기도 하지만
선생님 강의는 그냥 막 무조건 외우라거나 두문자 만들기에만 치중하는 암기법 위주가 아니고
뭔가 선생님의 역사관이 전달되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배워야 하는 것이 역사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강의였습니다.
중간 중간 정신 번쩍 들게 하는 아재개그도 감사했습니다. 너무 썰렁해서 정신이 들어요 ㅋㅋㅋ
아 그리고 정신교육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강의 때 밑줄치고 필기하고 강조해주신 것만 외워도 고득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한국사를 2번 들은 후에 위대한기출 강의를 들었는데
기출문제 1200제가 시대 흐름에 따라 정리된 교재라서
같은 단원을 다룬 문제만 확인하는 차원에서 집중,반복학습해야 한다는 점이
개념을 머리속에 때려박기(?)에 딱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기출 한번 풀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깁니다.
종합 모의고사는 제일 마지막에 풀었습니다. 기본서 같이 보면서요.
저는 위대한 기출은 첨에 풀 때는 문제집에 표시하지 않고 따로 종이에 답만 쓰면서 풀었어요.
두 번째 풀 때는 펜 사용했습니다.
한국사는 선생님이 강조하신 것만이라도 꼭 외우시길...

<행정법>
이상현 선생님은 설명해주실 때 착착 감기는 적절한 예시를 들어 주셔서
생소한 행정법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처음에는 교육학을 신청했다가 나중에 교재비만 따로 지불하고 행정법으로 바꿨습니다. 행정법이 외워두기만 하면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요. 결과적으로 저는 행정법 고수가 되지 못한 채로 시험을 봐서 시간 단축을 크게 할 수는 없었지만 단축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는 알 것 같았습니다. 딱 정답일 수 밖에 없는 것들이 간혹 보이거든요.

행정법은 기본강의를 3회 들었고 모의고사는 2회 들었습니다.
그리고 행정법 기본서에 있는 판례는 2번 봤어요.
그런데 제 생각엔 이번에 제가 인생의 운을 끌어다 써서 두 개 틀리는 것에 그쳤고
제가 한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이 읽고 강의 들으셔야 안정적으로 고득점할 것 같습니다.
저는 진짜 풀면서도 확신이 없어서 불안했거든요.
그래서 채점할 때 제일 짜릿했던 것도 행정법이고요.

행정법도 처음 들을 때는 무조건 정상속도로 듣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첨엔 내 지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건가, 왜 이렇게 이해가 안 될까 싶고 자괴감이 드는데
반복할수록 알아듣는 것이 많아지고 단어가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위로가 됩니다.
모의고사는 2회 듣고 나서도 강의 없이 두 번 더 풀었습니다.
이상현 선생님 문제풀이 강의도 기출문제와 예상문제가 같은 단원별로 묶여 있어서
모의고사라고는 하지만 하나의 범위에 대한 집중학습이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어느 파트에서는 어떤 개념이 중요하구나 하는 걸 어렴풋이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회>
제가 추천드리는 임현철 선생님 강의 듣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이론강의 - 만점진단특강 - 문제풀이강의(사회단원별 500제)
만점진단특강이 키워드 공부하면서 개념 정리하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선지로 만든 O/X퀴즈, 키워드 채워 넣기, 기출문제, 확인문제로 이루어진 강의노트는
복습하면서 개념을 정리하고 자신감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바보같이 만점진단특강을 제일 마지막에 들어서 크게 후회했어요.
특강이라고 마지막에 들을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마지막으로 <영어>는 제 전공이라서 따로 단어를 외우거나 강의를 듣진 않았습니다.
다른 과목 문제 풀다가 점수가 안 나오고 우울할 때 스스로 위로 받기 위해 영어 기출문제를 풀고
속상한 기분을 달래는 식으로 스스로에게 당근을 주듯이 감을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시험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자신이 없었는데 시험지 받자마자 걱정할 겨를도 없이 얼굴에 모공이 열리는 느낌(?)을 느끼면서 초집중 상태로 문제를 풀어댔습니다. 한달 전 시험 삼아 봤던 국가직 9급 시험에서 적당히 열심히 풀었더니 시간이 모자랐던 아픈 기억이 있어서요. 그 결과 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었고 마킹까지 한 후에는 완전 번아웃... 해탈한 것 같았어요.

평소에는 어려운 문제 붙들고 있는 편인데 시험 전 주부터 계속 표시한 후 미뤄두었다가 다시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실전에서도 그런 식으로 3문제 정도 넘어갔다가 다섯 과목 다 풀고 나서 되돌아와서 풀었어요. 이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매달려 있으면 시간이 나도 모르게 훅 지나가 있거든요. 되돌릴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

저를 상담해주신 과장님께서 짧게 써도 된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쓰다 보니 길게 쓰게 됐어요.
저 상담해주신 과장님은 처음 시작할 때도 제 상황에 맞는 여러 조언을 해주시고 필요한 특강들로만 구성해주셨고 중간에 과목 바꿀 때도 각각의 장단점 알려주셔서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량진 안 가고 혼자 인강 듣고 공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계획 세워서 하면 시간 낭비, 특히 돈 낭비를 줄일 수 있고 비록 외롭긴 하지만(훌쩍)
이런 방법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원가에 가서 같은 수험생들 만나고 스터디 하고 강의 듣고 정보 얻고 하는 것도 좋겠지만,
사실 시험 보는데 이런 저런 정보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모든 시험이 그렇듯이 고득점만 하면 되니까요.
제가 단순해서 이런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혹시 이 긴 글을 다 읽으셨다면 감사하고요, 제 두서없는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고
앞으로 시험에 운도 많이 따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 남은 여정에도 운이 더 따라야 할 것 같은데 1차 필기시험에서 운을 다 써버린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