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우라고 합니다.

경기도 성남에 살고 있구요

작년 교육청 시험에 합격을 했습니다. 조금 부끄럽습니다만 수석인듯 합니다.

제 나이 43에 당구장을 운영하면서 아시겠지만 컴퓨터 게임이니 머니 해서 당구장 경기가 무척이나 좋지 않습니다. 없는 살림에 조금이라도 더 벌려고 알바생도 두지 않고 혼자서 당구장을 관리하고 있으니 막상 손님이 없을때는 tv나 인터넷게임이나 하는 내 자신이 초라해 보여서 그냥 합격을 하자라는 의미로 공부를 시작한 것은 아니였습니다.

처음엔 교육청이라는 곳이 별개로 채용을 한다는 것도 모를정도로 초짜였습니다만 제 주소지와 상황을 듣고 처음 교육청 시험을 권해주신 담당 선생께서 이쪽 지역에서는 교육청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말씀하셔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시작하게 되었구요. ^^

막상 이곳 에듀피디에서 결제를 하고 교재를 받았는데 다른 분은 모르겠지만 저는 헉! 소리가 나더군요

교재가 어찌나 두꺼운지 이걸 언제 끝내나 하는 생각에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기세 좋게 시작했는데 시작하자마자 포기해 버리는 못난 가장이 되기 싫기도 하고 어짜피 할일은 없고 이 나이에 어짜피 당구장 운영만 15년 이상 해온터라 자격증 같은 것 따봤자 일반 회사도 들어가기 힘들다고 생각되어서 시작한 공부이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두꺼운 교재를 보고 너무 걱정되더라구요

그냥 받은 포장지 그대로 고이고이 간직만 해두었었지요

다른 분들은 시작할때는 주변에서 반대나 걱정도 했다고들 하는데 저는 좀 창피하기도 하고 해서 집사람에게도 비밀로 하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는 맘으로 일단 다시 처음에 상담해준 분에게 전화를 걸어 그냥 그분이 시키는 데로 시작을 해보자 해서 결국 가장 기초적인 부분부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토록 많아 보이던 공부 분량이 하루 4시간씩 매일 (정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공부를 했던거 같아요)

매일 조금씩 진도를 나가다 보니 4달 만에 전 과목을 한번은 끝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4달이 지나니 내 나이가 나이인지라.. 까마귀고기를 먹은 것 처럼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서 생각보다 높은 점수가 나오지는 않더군요

45점..... 그래도 과락은 넘었구나 라는 생각에 위안을 두었구요

한 3달? 다시 봤던 강의를 한번 더 보자라는 생각으로 반복적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보다는 그래도 한번 했던 내용이라 쉬이 진도가 나가더라구요

60점? 55점? 좀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2번정도 공부를 하고 나면 그래도 80점은 나올줄 알았는데...

강의를 듣을때는 알던 내용들이 문제화 되어서 풀때는 왜 그렇게 어려운건지 내가 무엇을 빼먹었나? 라는 생각도 들고 신문에서 공무원 경쟁률이 200:1이니 300:1이니 그런 내용을 볼때마다 그냥 자격증이나 딸걸... 괜한 짓 한거 아닌가?라는 후회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나이 아닙니까?

2번보고 젊은이도 2년 3년 한다는데 1년도 공부 안하고 합격점수를 바란다는 것도 염치 없는 짓 같기도 해서 끊기 있게 이론 강의를 5번을 연거푸 봤습니다. 5번 이상 보니까 한국사를 왜 흐름다잡는 과목이라고 하는지 하나의 지문을 보면 그 시대의 역사적 사실과 강의해주시던 교수님들 설명도 눈에 보이는듯 하더군요..

그래도 제가 바보는 아니였나봅니다.^^

한 1년정도 되었나요? 제 점수는 아직도 80점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이론강의를 달달 외워도 시간이 상당히 짧은 시험이다 보니 아는것도 푸는 것이 틀리더라구요

재미있는건 그때 까지 저는 에듀피디에 문제풀이 강의가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학습지원센터에 있는 공지사항에 문제풀이 강의사 새로 촬영이 업데이트 되었다는 글을 보고

새로 찍은 강의는 돈주고 사야 하나? 하는 생각에 담당자 선생님께 상담을 신청했는데 이미 내 아이디로 올라와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문제풀이 강의가 문제를 효율적으로 푸는 방법에 대한 강의이고, 내가 수강한 종합반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시더군요

정정하겠습니다. 제가 바보였나봅니다^^

가끔 포켓볼을 치는 손님들이 포지션을 잡기 어려울때 지지대를 이용안하고 온갖 기기묘묘한 자세로 폼을 잡는 것을 보면서 머리가 멍청하면 몸이 고생이지 하고 웃곤 했었는데

제가 꼭! 그 꼴이더라구요 허허

아무튼 문제풀이를 몇번 반복학습을 하고 나니 결코 넘지 못할 점수라고 생각이 들던 80점을 넘게 되었고, 당당히 1년 8개월의 시간을 투자해서 교육청에서 근무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합격수기를 써달라고 담당샘한테 연락을 받고 몇자 적어 보았는데 그냥 제 넋두리가 많은듯 합니다.

이제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합격은 멀리 있지만 한발 한발 꾸준히 걷다가 도착해 있을듯 합니다.

공부에 재미를 붙이시고, 여러가지 지식들을 알아가다 보면 점수는 자연히 오르게 되고, 습득한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다가 보면 공무원 증을 목에 걸고 출근하는 모습을 거울로 볼 수 있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