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랬동안 프로그래머라는 직종에 종사했습니다.
2001년 큰 꿈을 품고 신입 프로그래머로 직장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때가 20대 중반 4월, 그당시에는 날밤 새면서 프로그램을 짜는 선배들이 이상해 보이지 않았고. 반대로 멋지고, 진짜 프로그래머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몇달간 쉬는 날도 없이(일요일도 출근..ㅠ.ㅠ)하다가, 설도, 추석도 출근하라는 압박에 출근하지 않았더니 원청 기업 수석이 회사가 비협조적이라고 사장에게 시말서를 쓰라고 하더라구요..-_-;

예전부터 만들기를 좋아해서 프로그램을 내손으로 남들어 납품한다는 생각 때문에 2~3달 매일 3~4시간만 자면서 개발을 했고, 그런 내 자신을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그렇게 2~3년 정도 뒤에 서버 개발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처음 들어가자 마자 서버를 2달만에 완성하라는 소리를 듣고 어이없어 했었으나 이 바닥이 다 그렇지 머 했습니다. 더군다나 개발자는 단 2명 ㅎㅎ

다시 1년 정도 뒤에 다른 곳으로 회사를 옮겼는데 첫출근후 퇴근을 밤 12시에 했습니다. 1년동안 일요일날 쉰적이 6번입니다. 6번!!
어쩌다가 저녁 6시에 퇴근이라도 하게 되면 왠지 일을 안하는 것처럼 이상하더라구요

아무튼 몸이 부서져라 내 열정을 다 바쳐서 개발을 했었는데 그때는 날밤도 많이 샜던거 같구요

그런데 담당자가 바뀌면서 디자인부터 서비스 기획까지 몽땅 새로 한다고, 새로 컨펌한걸 들이 미는데 그 지옥이 또 1달 반가량 되풀이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근무하는 친한 선배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중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더라구요
..ㅠ.ㅠ

왜 프로젝트는 급하게만 진행하는지,,, 일정은 반도 안주고, 5명이 개발할 것을 2명이 하라고 하는 건지,,, 왜 주 5일 근무는 프로그래머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지,,, 그만큼 연봉이 오르고, 수당을 받지만 어떻게 보면 정확한 수당도 아니고 몇푼 더 챙겨주는 선에서 선심 쓰는듯한 사장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피가 거꾸로 솟는듯했구요...휴...

사람 더 뽑아서 몇백 월급이 더 나가더라두 몇억짜리 프로젝트 일정에 맞춰서 하는게 더 효율적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수십번도 더 하지만 회사 간부들은 마치 일정내에 못끝내는 프로그래머를 죄인 취급하고 쪼으면 열심히 더 할수 있을거라고만 생각합디다.

인력충원 안해서 월급 몇푼 아낀 자신을 회사의 충실한 간부라고 스스로 대견해 하고 있는듯 해서 상종조차 하기도 싫으나,,, 어쩝니까.. 이게 대한민국 전산전공자의 현실인 것을...-_-;

서른이 넘긴 나이 이제 10년차가 되었고, 내위에 중년의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그 선배들은 여전히 새벽 퇴근과 날밤까기를 당연시 받아들이고 살고 있고, 내 자신이 부적응자라고 보이는듯 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

이제 내 꿈을 위해 새롭게 도전해보려 합니다.

도와주십시요

김인호과장님과 상담하면서 공무원 시험은 열정이 90이다라는 말을 맘에 품고, 연봉이 5000, 6000도 필요 없습니다.

건강과 젊음이 그래도 남아 있을때 도전해 보고 싶어서 오늘부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국어, 영어, 한국사 전공을 제외한 3과목이 너무도 걱정되지만 이제것 37년간 살아 오면서 1에 1을 더 하면 2가 되듯 한발 한발 조금씩 전진하면 꼭! 합격할수 있다는 말씀을 가슴에 품고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2년이라는 기간을 설정해서 전산직 9급 과정 오늘부터 스타트 입니다.

감사합니다.
--------------
아들과 딸을 사랑하지만 같이 저녁식사도 못했던 못난 아비 김병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