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가직 9급 합격자입니다.

이제 3살배기 사랑이의 엄마이기도 하고, 한 건장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합니다.

먼저 제 이야기를 하자면 고등학교는 상고를 나왔고, 대학은 나오지 않고, 바로 산업전선에 뛰어 들어 안해본 일이 없읍니다.

공장에서도 일 해봤고, 각종 회사에서 사무보조나 경리일도 했었구요

그러다가 미용자격증이 있으면 돈도 많이 벌고 자기 가게도 차릴 수 있고 하다는 소리를 듣고 어렵사리 자격증도 취득했지만

현실은 정말 암담하더군요, 나이는 있는데 헤어샵에서 거의 힘들게 일을 해도 월급은 안오르고, 이렇게 일할 거면 그냥 공장 일이 더 낳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월급은 다 거기서 거기지만 남의 비위 마추면서 살고 싶지도 않구요

그러다가 친한 동생이 언니는 꿈이 월래 뭐였냐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원래 저는 공부는 못해도 어렸을때 부터 법원이나 검찰청 같은데서 근무하는게 꿈이었거든요

하지만 판사 같은건 아무나 될수도 없는 거고, 언감생심 접었던 꿈이기도 했었구요

그러다가 우연히 샵에 오신 손님중에 검찰사무직 공무원이신 분이랑 친해졌는데 그분에게 이것 저것 업무에 대해 들었거든요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비슷한 나이에 이 사람은 내가 정말 꿈에 그리던 일을 하는구나 했는데 이분이 사실 상고를 나왔다고 하는 말에 정말 놀랬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서울대나 연대 고대 같은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9급 공무원이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았고, 물어물어 에듀피디도 알게 되었어요

한 아이의 엄마이긴 하지만 남편 혼자서 벌어오는 것으로는 형편이 어려워 제가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해야 했는데

이런 인터넷강의로도 공부할 수 있다는 상담을 받고 그당시에는 두렵고 떨리지만 어려운 결단을 하게 되었구요

결국 주경야독으로 일과 공부 그리고 육아까지 병행하게 되었고, 처음 1~2개월은 정말 힘들었어요^^

아니 힘들다기 보다는 안하던 공부를 거의 15년만에 하니 잘 들여다 보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내가 가야 할 길이고, 제가 하고픈 일이기 때문에 하루1시간이라도 매일 하려고 노력을 했었구요, 그렇게 그렇게 한 6개월 정도 했을때쯤 첫시험을 보게 되었는데 다행이도 과락은 넘었더라구요^^

첫술에 배부를까만은 그래도 시험에 떨어졌다는 생각에 많이 속상하기도 하면서 고작 하루 1시간씩 그것도 매일 하지도 않고 80점 90점의 점수를 바라지 말고 차근차근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과장님 말씀에 힘을 얻어서 한 30분 정도 더 공부시간을 늘렸구요, 남편도 제가 몇일 하다가 말게 아니고 계속해서 꾸준히 준비를 하니 평소엔 하지도 않던 집안일도 도와주고, 그렇게 그렇게 1년 정도 지났을때가 아마 12월쯤 되었을꺼에요

그때 제 점수가 70점에서 75점 정도가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이때 부터 점수가 잘 오르지 않더라구요, , 그래서 다니던 샵을 그만두고, 남편에게는 이공부에 올인을 한번 해보겠다고 하니까 남편도 응원을 해주더라구요

강의를 보면 아는 부분이 잘 풀리지 않고, 시간은 다가오는데 조급해지기만 하고, 그래서 직장그만두고서는 거의 여기 있는 비공개기출이나 모의고사 그리고 자료실에 있는 자료들을 제가 약한 부분부터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구요, 올해 4월에 시험 보기 직전에는 80점이 넘어서더라구요, 정말 3월? 그정도부터는 긴장도 되고, 떨려서 잠도 안오고, 막상 1년 6개월 정도 공부하고, 점수도 오르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솔직히 공부할때는 그냥 무언가를 새롭게 배운다는 사실이 재미있기도 하고, 여기 교수님들이 잘하셔서 그렇겠지만 처음 한두달만 빼고는 은근히 공부하는게 재미있게 느껴졌거든요

그러다가 보니 점수도 오르고 자신감도 생기구요, 그런 상태로 직장을 그만두고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최선을 다했어요
남들은 하루 10시간씩 3년 4년을 하는 분들도 있겠고 그런분들이 봤을때는 제가 올인한것이 몇달 안되어서 노력이 작아보일 수 있겠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자, 사랑이에게 엄마는 공무원이야 하는 말을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자꾸만 들기도 하구요
한편으로는 떨어지면 1년을 또 어떻게 준비하지...ㅠ.ㅠ 이런 생각도 들구요,

사설이 길었지만 이번 시험에 거의 턱걸이로 합격이 되었어요^^, 합격선보다는 1점 정도 더 높았구요

면접 시험 후에 남편도 그렇고 시어머니도 그렇고 너무 좋아해주시고, 다니던 헤어샵 원장님도 니가 결국 해냈구나 독한년이라고 우스개소리도 하셨지만 가장 좋은 건 그저 공무원이 되었다는 생각이 아닌 제가 평생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과 나 같은 사람도 하면 되는 구나 하는 자심감에 스스로 너무 뿌듯 하더라구요^^

사람들중에는 아직 합격이 안되었고, 내년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합격의 단맛은 너무도 달고 시원하답니다^^

합격 후 담당 과장님도 너무 축하해주셨고, 어려운 상황에서 합격한 저를 합격한 자체보다 그런 주변여건에도 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과 지치지 않는 열정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고 해주셨는데요. 그분은 제가 직장을 다니면서 그리고 육아를 하면서도 하루 할 수 있는 만큼은 꼭! 하려는 그 노력이 제일 잘 하신거라고 친창해주시더라구요. 많이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구요

두서없이 이것저것 썼지만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현재의 자신의 상황에서 주저앉지 마시고, 해가 할 수 있는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양만큼 조금이라도 하신 다면 기적이 아닌 확신이 스스로에게 생길거에요^^

그럼 여러분에게도 기분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며 글을 줄일께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