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에 합격자취소 제고해라 권고

공무원 신규채용시험에서 전과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합격을 취소한 것은 평등권 침해라는 인권위의 권고가 나왔다.

국가인권위는 14일 “서울교육청이 지방공무원시험에 합격한 김모씨등에 대해 전과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합격취소결정을 내린 것은 평등권침해로 볼 수 있다.”라며 “합격취소를 취하할 것과 합리적 근거를 갖춘 취소사유를 명시한 별도의 규정을 마련할 것을 서울교육감에게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김모씨와 이모씨는 올해 서울교육청 시험에서 기능직의 조무직에 최종합격했지만, 서울교육청이 전과자라는 이유로 합격을 취소하자, 10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청 측은 “보안업무규정에 의거, 임용시험 합격자들에 대해 신원조사를 실시했으며, 조무직은 학교시설인 각 교실과 외부시설의 환경관리, 은행업무지원 등을 수행해야 하는 업무특성 뿐만 아니라 학생과 함께 근무해야 한다는 점에 비추어 진정인들의 임용이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아울러 교육기관의 특성상 도덕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합격취소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는 “조사를 통해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임용령’ 및 ‘서울시교육위원회 및 교육감소속 지방공무원 인사규칙’ 등의 규정에 근거, 당해 행정청의 처분으로 시험합격자의 합격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고, ‘보안업무규정’은 관계기관의 장에게 신원조사에 따른 보안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서의 보안대책에 공무원신규채용시험에 합격하여 임용예정된 자를 배제하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임용관련법규 등에서 합격취소사유가 규정되었거나, 피진정인에게 임용 여부에 관한 재량을 위임하였다고 볼 만한 규정이 없고, 또한 보안업뮤규정이 진정인들의 합격을 취소할 근거법령이 될 수 없으므로, 진정인들의 전과이유로 합격을 취소한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인권위 권고 어떤 것이 있었나

이번 서울교육청에 대한 권고사항을 밝힌 인권위는 올해에도 각종 공무원시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여경의 응시연령, 공무원정년제도, 키와 몸무게 등 신체조건 제한, 색각이상, 군필자규정 등에 대해 각 시험기관에 권고했던 인권위는 올해의 경우 경찰시험의 남여 구분모집 폐지, 교사임용시 동점자 중 연장자 기준은 차별, 국가직 시험응시연령개선, 경기도 장애인용답안지 제공, 외사채용시 학력제한 폐지 등을 해당 기관에 권고했다.

 특히 인권위가 중앙인사위원회에 권고한 국가직9급 응시연령에 대한 부분은 전체 공무원시험에 큰 파장을 일으킬 만큼, 수험가 전체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참고로 인권위의 권고는 강제력을 띄고 있지는 않지만, 80~90%기관이 권고를 수용하면서, 인권위의 영향력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경우도 여경의 응시연령 및 각 시험의 신체조건, 색각이상에 대한 부분에서 각 기관이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가인권회의 한 관계자는 “각 기관들이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불합리한 채용차별의 관행과 규정을 개선해나가고 있다.”라며 “공직사회 스스로 차별행위를 개선해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