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위, 능력위주의 직무대리 규정 개정안 마련

 앞으로는 부서장 등이 사고로 부재중일 때 업무를 대신 맡는 ‘직무대리’에 계급상의 서열보다는 능력위주의 적임자가 발탁될 수 있게 된다.

 중앙인사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직무대리규정 개정안을 마련,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 2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직무대리규정은 1962년 제정ㆍ시행된 후 1978년 일부 개정이 있었지만, 직무대리 지정 및 운영방식 등 핵심내용이 전면 개편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정된 내용에 따르면 기관장과 부기관장의 직무대리는 현행처럼 직제상의 순위에 따라 지정되지만, 나머지 직위의 경우 가장 적합한 업무수행 역량을 지닌 공무원을 직무대리자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팀제를 도입한 부처에서는 팀장 유고시 7급이나 9급 직원도 역량만 인정받으면 직급에 상관없이 팀장 직무대리를 맡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위계질서에 따라 운영된 직무대리제도가 직무와 성과중심으로 대전환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중앙인사위원회는 직무대리제가 승진 또는 자리이동의 수단으로 잘못 운영되지 않도록 ‘승진이 확정된 자가 아니면 본래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대리업무도 같이 수행하도록’ 하고, 직무대리 지정을 이유로 인사상 특전을 부여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부서장 등의 유고 시 탄력적인 인력운영과 행정공백의 방지를 위해 부처 자체적으로 직무대리지침을 만들어 운용할 수 있는 위임근거를 마련했으며, 직무대리 지정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부서장 등의 공석기간이 15일 이하인 경우 대리명령서 교부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위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규정이 시행되면 굳이 위계질서에 따라 법정대리를 지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결 유연하게 인력운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아울러 일선 공무원에게는 상위 직위를 대신 수행함으로써 업무역량과 리더십을 함양하는 기회를 얻는 효과도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