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채에 필기합격한 수험생들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영어면접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창의적인 서울시 공무원이 되기 위한 자기발전 계획’,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직자의 마음가짐’, ‘내가 만약 서울시장이라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서울의 대기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시키기 위한 대책’, ‘낮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 등 다섯가지 주제가 미리 공개돼 면접을 앞둔 필기합격자들은 벌써부터 해당 문제에 대한 영어발표문을 작성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한 필기합격자는 “주제와 관련된 에세이를 작성해 무조건 외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필기합격이라는 큰 산을 넘자마자 또 다른 산이 앞을 가로막은 느낌이다.”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에 서울시 인사담당자와 전형팀의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서울시 영어면접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들어보았다.

 서울시 영어면접-이렇게 준비하세요.

Q. 영어면접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실시한다. 영어면접의 실시취지는 무엇인가?
A. 서울시는 명실상부한 국제도시이다. 이러한 국제도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국제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공채부터 영어면접을 도입했다.

Q.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추고 있으면 영어면접의 안정권이라고 할 수 있는가?
A. 영어면접은 약 2분간의 시간동안 제시된 주제 중 하나를 면접관이 지정하는 주제에 대해 얘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전문가적인 수준을 원하지는 않고 서울시청을 찾아온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수준을 원하고 있다.

Q. 작년에 처음으로 영어면접을 실시했다. 합격자들이 현직에 있을텐데 영어면접의 실효성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가?
A. 영어면접을 치른 이들의 대부분이 아직 신입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그 효용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Q.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주제가 미리 공개됐다. 사전에 주제를 공개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면접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주제마저 공개되지 않는다면 준비해야 할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진다. 그렇게 될 경우 깊이있는 영어면접 준비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주제를 공개하되 주제선택은 면접관이 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응시자들이 단순히 암기만 해서 면접에 임할 수 없도록 주제 발표뒤에 이어지는 후속질의응답도 영어로 하도록 하고 있다.

Q. 영어면접을 치를 때 수험생들이 특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가?
A. 면접에서는 개인의 능력도 보지만 태도도 함께 본다. 영어로 얘기하다가 막힌다고 가만히 있기 보다는 단순한 단어의 나열이라도 해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양한 영어표현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영어면접 “학원가도 바쁘다”

 한편, 영어면접이 필기합격생들 사이에 최고의 화두로 자리매김하면서 학원가와 영어교수진들도 발걸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각 학원에 소속된 영어교수들은 서울시 필기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영어면접에 관련된 특강을 실시할 계획이 있음을 잇달아 밝혔다.

 본지 필진인 심상대 교수는 “아직 학원 측과 정확한 일정을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영어면접과 관련된 특강을 실시하는 것은 확실하다.”라고 언급했다.

 강수정 교수도 “다음달 1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간씩 영어면접에 관련된 특강을 실시할 것이다.”라는 의사를 밝혔다(17일은 저녁강의).

 학원들 역시 서울시 영어면접에 대비해 신속한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ㅇ‘학원의 경우 11월 21일부터 서울시 면접과 관련한 특강을 마련하고, 그 시간에 첨삭을 겸한 영어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ㄴ’학원의 경우 이미 서울시 면접과 관련된 특강을 실시, 수험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앞으로 3회 정도 더 이 특강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상당수의 학원들이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면접특강을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조만간 서울시 면접특강과 관련된 각종 특강이 수험생들에게 공개될 전망이다.

 또한 수험생들이 모이는 수험커뮤니티에서도 자체적으로 영어면접에 대비, 외국인과의 무료통화를 통한 면접준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수험가는 영어면접 준비열기로 뜨겁기만 하다.

 서울지방직의 면접까지 한달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영어면접을 앞둔 필기합격자들에게는 한달이라는 시간도 촉박해 보인다. 영어면접에 관련된 세밀한 준비가 무엇보다 필기합격자들에게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