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시험 직후 “종이 울리기 전에 시험지를 미리 풀고 있는 사람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더욱 철저하게 시험 감독관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수험생들의 성토를 보기 힘들 전망이다.

 최근 중앙인사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공무원임용시험령 일부개정안 중 부정행위자 처벌에 관한 규정이 시험 감독의 강화보다는 부정행위자 처벌의 세부적인 사항을 마련해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동안은 시험 중 일련의 부정행위에 대해 법령에 따라 시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려 향후 5년 동안 같은 시험이나 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없도록 했지만 개정안은 부정행위의 사안에 따라 적용에 차등을 두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응시생이 시험 중 부정행위로 적발되었을 경우 시험의 정지 처분이 아닌 시험의 무효 처분을 받는 다면 해당 수험생은 다음해 국가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가 가능하다.

 인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부정행위자에 대한 단속 강화보다는 세부적 부정행위에 대한 처분 근거를 명확히 해, 행위에 대한 적당한 처분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51조 부정행위자에 대한 조치를 살펴보면 기존에는 부정행위자에 대해 정지하거나 합격결정을 취소하고로 명하고 있지만 개정안에서는 부정행위자에 대해 ‘정지’ 또는 ‘무효’로 하거나 ‘합격결정을 취소’하고로 세분화해 명명하고 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부정행위자의 유형을 △시험 시작 전에 시험문제를 열람한 자 △시험 시작 전 또는 종료 후에 답안을 작성한 자 △시험시간 중에 휴대폰 등 통신 기기 및 전자계산기 등 전산기기(시험의 특성상 시험실시기관이 인정한 경우는 제외)를 소지한 자 △시험실시기관의 장이 정하는 응시자 준수사항이나 시험관리관의 정당한 지시를 위반하여 시험의 공정성을 저해한 자로 규정안을 마련했다.

 한편, 개정안 내용을 접한 수험생들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수험생은 “그동안 먼저 문제를 푸는 수험생들을 같은 수험생이라는 입장 때문에 감독관에게 말도 못하고 속 알이만 해왔는데 이번 규정으로 얌체 같은 수험생들을 볼 수 없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번 규정안에 대해 반색을 표하는 수험생들이 많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강제적인 제재에 의해 수험생들이 관리를 받게 된 것은 개인의 양심에 맡길 수 없는 사태를 수험생 스스로가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씁쓸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규정안으로 시험장에서 정정당당한 시험이 치러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