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남 이00 - 06년 국가직 전산직(장애) 9급 필기합격자

Q 먼저 국가직의 필기합격을 축하한다. 필기합격까지 수험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A 본격적으로 시험 준비에 들어가게 된 것은 지난해 3월부터니까 시험일까지 1년이 좀 넘었다. 그 전에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기간까지 합하면 1년 6개월 정도라고 보면 된다.

Q 어떤 계기로 공무원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나?

 A 친동생의 영향이 컸다. 동생이 어느 날 나에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떠냐”라고 하며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권유했다. 동생의 권유를 받아 공무원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그 동생은 현재 공무원이다.

Q 학습하는데 신체적으로 다소 어려운 점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 했는가?

 A 나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좀 쑥스럽다. 나 같은 경우엔 다리를 절어서 수험생활 초기에 매일 집에서 도서관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체력단련’도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니 힘들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Q 수험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A 누구나 수험생활을 해보았다면 느끼는 거지만 한동안 국어, 영어 등 공부를 하지 않다가 갑자기 공부를 하려고 하니 잘 되지 않았다. 수험생활 초기엔 ‘의자에 앉아서 오래 버티기’가 제일 힘들었고, 이게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시험 몇 번을 봤는데 번번이 떨어지니까 나도 모르게 ‘과연 내가 공무원이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더 힘들게 했었다.

Q 수험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이 되어 준 사람은 누구인가?

A 참 고맙게도 단수가 아니라 복수이다. 우선은 나를 위해 묵묵히 기도해 주신 어머니, 말씀은 안하셨지만 마음속으로 기대하셨을 아버지, 그리고 같이 기도해 준 교회 식구들, 같은 도서관에서 다른 직렬을 공부했지만 서로의 어려움을 들어준 친구들, 마지막으로 나와 같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던 막내 동생. 이들 모두 내게 힘이 되어준 사람들이다.

Q 이번 국가직 시험을 치르면서 불편했던 점은 무엇인가?

A 특별히 불편했던 점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Q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A 가까운 도서관이나 인터넷에서 면접 자료를 찾고, 그걸 내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어떠한 공무원이 되고 싶은가?

 A 우선은 면접 준비를 철저히 해서 최종합격을 하는 것이 내 계획이다. 최종합격을 하면 발령이 나기 전까지 미뤄왔던 다른 공부, 이를테면 어학 관련 쪽이나 전산직에 관련된 공부를 더 하고 싶다. 아울러 공무원이 된다면 먼저 민원인들에게 친절해야겠다고 생각을 해왔다. 그리고 또한, 자기 계발, 자기혁신에 충실하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은 공무원이 되고 싶다.

Q 시험기관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이 부분은 조금 더 개선해 주었으면 좋겠다’하는 점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A 나 같은 경우는 한쪽 손발이라도 사용할 수 있으니 시험 볼 때 신체적으로 어려운 점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시간이 부족해서 힘들었는데, 나보다 더 불편한 사람들이 시험 볼 땐 어떨까 생각을 해봤다. 중증 장애인들을 위해서 시험 시간을 조금 더 늘려주었으면 좋겠다.

 Q 끝으로 공직을 준비하고 있는 장애인 수험생들이나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 수험생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A 면접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떤 책을 봤는데 그 책에서 인용을 할까한다. “100점짜리 인생의 조건은 무엇일까?”(일단 알파벳에 순서대로 숫자를 붙여준다. a에 1, b에 2, c에 3, d에 4...... 이런 식으로) 참고로 love는 54점이고, money는 72점이다. 답은 바로 attitude이다. (이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 찬물로 머리를 뒤집어 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생은 ‘태도‘, ‘자세’, ‘마음먹기’에 따라 100점짜리 인생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지금 공직을 준비하고 있는 장애인 수험생들이나, 아직 용기 부족으로 시작하지 못한 장애인 수험생들에게 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공직에 도전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