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행정 합격선 ‘부산시 70점·경남 90점’
부산, 문제 난이도 “수험생의견 반영 하겠다”

 동일한 날 필기시험을 치르고 역시 같은 날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한 부산시와 경상남도.

 지난 30일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 후, 두 지방직 필기시험 합격선이 수험생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6.11일 필기시험 직후,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들 지역 시험의 체감난이도가 다르다며 희비가 엇갈린 바 있다. 이들의 희비가 합격선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주장이다.

가장 선발인원이 많은 9급 행정직 일반 직렬을 일례로 들면, 부산시의 경우 합격선이 70점을 기록한 반면, 경상남도는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평균 90.13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합격선만 비교해 볼 때 무려 20점의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특히 부산시 지방직 시험을 치렀던 수험생들로부터 “필기시험일과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일이 같은, 이웃한 두 지역의 시험 난이도 및 합격선의 차이가 너무 크다”면서 “시험 문제가 너무 어려워도 또 너무 쉬워도 변별력을 측정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 지방직 시험에 응시했던 한 수험생은 “부산시와 경상남도 지역 수험생들은 두 지역에 모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요건이 되는 현 상황에서, 고심해서 부산시를 선택해 시험을 봤지만 필기시험부터 합격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결과에서 두 지역의 편차가 크게 벌어진 만큼 허탈감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부산시의 경우, 시험에 대비해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그 기준을 찾기 어려워 공부하는데 애로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는 수험생이 공부할 수 있는 적정한 난이도를 측정해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데, 변별력을 높인다고 무작정 어렵게 출제할 경우, 수험생은 수험생대로 공부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시험주관기간은 시험의 타당성 확보에 실패한 결과를 얻는 다는 것.

또 다른 수험생은 “작년에도 부산시와 경남의 출제난이도가 대조적이라서 비교 대상이 됐지만 합격선에는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금년에는 합격선의 차이가 무려 20점이나 된다”면서 “부산시 지방직 시험의 출제문제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전년 부산시 행정직 일반 합격선은 77점, 경남도는 84.78점을 기록 약 8점의 차이가 난 바 있다.

이와 관련, 경남지역 수험생들은 부산지역 수험생들보다 다소 소극적이기는 하지만 “합격선이 너무 높게끔 문제가 출제되면, 아주 작은 실수 하나에도 합격이 좌우되는 만큼 변별력 측정을 저해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부산시 한 관계자는 “올해 부산시는 전년에 비해 선발인원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서접수자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는 전제하에, 때문에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난이도를 높게 조정한 부분을 일부 인정했다.

위 관계자는, 변별력 강조에 신경을 쓰다보니, 합격선 등에서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온 점에 유감을 표했다.

더불어, “앞으로는 수험생들이 실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문제출제의 난이도 등을 개선하기 위한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청 고시관련 한 관계자는 “합격선에는 필기시험 점수 이외에도 가산점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80점대 중반에서 후반의 점수가 실제 필기시험 합격선이다”면서 “선발인원 대비 출원인원을 고려하여 지난해보다 난이도를 높여 문제를 출제했지만 전반적으로 전년과 비슷한 난이도의 문제가 출제됐음에도 불구하고, 합격선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경남역시 금년 선발인원 감소로 경쟁률은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상황에서, 전년과 비슷한 난이도의 시험이 합격선을 상승하게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또한, 경상남도 인구의 약 10%가 공무원 수험생인 현실을 감안할 경우, 날로 실력이 향상되는 수험들 중에 합격자를 선별하기 위해서 난이도 상승은 불가피 하지만, 너무 어렵게 출제하는 것 또한 변별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므로 경남만의 시험출제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결론이다.

경남 3백만 인구 중 금년 공무원시험 접수자가 2만 5천명을 넘어섰다. 인구의 10% 정도가 공무원 시험을 위해 치열하게 전쟁 중인 것이다.

 덧붙여 위 관계자는 “부산시 합격자는 경남시험에도 합격하고, 경남합격자는 부산시험에도 합격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면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수험생이 예측 가능한 시험 난이도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변별력을 높이는 한 방법”임을 숙지 해 주길 당부하면서, 경남의 경우 매년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해 왔음을 강조했다.

*편집자 주 - 지방직 시험 출제관리 등 시험관련 업무는 수험생들이 흔히 비교하는 국가직 시험과는 인력 및 예산규모면에서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 즉 비교의 대상으로서 부적절 하다는 의미다.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국가직 7·9급 시험의 경우, 매년 비슷한 합격선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인사위 한관계자는 “의도적으로 ‘몇 점’을 합격선으로 정해놓지 않고 매년 비슷한 난이도로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년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를 하다보니 합격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