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9급 수험생 “행정편의주의, 반시대적 태도” 질타
“타 시험에서는 성공적으로 시행되는데 왜 우리만...”

“문제 공개, 이제는 할 때가 지나지 않았느냐” 7급과 9급 공채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갖고 있었던 불만이 최근들어 증폭되고 있다.
수험가에서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일 중의 하나가 문제복원일 정도로 수험생들은 자신이 치른 시험문제의 내용과 자신의 점수에 대해 궁금할 수 밖에 없는데, 유독 7급과 9급 공채시험에서만 실시되지 않는 것에 대해 답답해 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직 9급 공채시험이 실시되었던 4월에도 어김없이 각 학원들과 인터넷 사이트는 문제복원 행사가 벌어졌고 문제 정답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어느 누구도 문제와 정답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었고 이 풍경은 각 지방직 시험이나 곧 치러질 국가직 7급 공채시험에서도 반복될 수 밖에 없어서 수험생들의 불만은 점점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5년에는 서울시 지방직 시험에서 사회복지학개론 과목의 1문제가 출제오류 시비에 휘말렸고, ▲강원도에서는 세법개론의 1문제가 모두정답처리되는 일이 벌어졌고, ▲올해 인천시에서는 미생물학에서 1문제가 모두정답 처리되고, ▲경기도에서는 행정학 1문제가 복수정답 처리되고 한국사 1문제가 모두정답 처리가 되는 일이 발생했다.
또 ▲경상북도 시험에서는 한국사 1문제가 2005년도 수능 모의평가 문제와 동일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충청북도 시험에서는 영어 1문제가 모두정답 처리되었고, ▲올해 국가직 9급 영어를 비롯 행정법과 국어 등에서 문제출제 오류 의혹이 많았으나 어떻게 정답이 처리되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수험생 윤 모(26)씨는 “이런 상황에서 비록 일부지만 정답 정정을 받아낸 수험생들이 존경스럽다”면서 “문제 자체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고 정답처리부터 자신의 점수 확인까지 모든 것이 깜깜하다”고 답해 불만스러운 속내를 털어놨다.
이와 관련, 행정자치부에서 시험을 주관하던 2003년 당시 고시과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문제공개와 이의제기 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던 것과 달리 중앙인사위원회로 업무가 이관된 이래 예산부족을 이유로 이 제도 검토 자체를 회피하고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자격시험 뿐만 아니라 2001년부터 행정, 외무, 기술, 지방 고등고시에서 이 제도가 실시되었고 2004년에는 국회직 8급 공채시험까지 이 제도가 확대되어 시험의 권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는데 비해, “30만 여 명이 응시하는 7, 9급 공채시험에서 이 제도를 회피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지적이다.

한편, 각 지자체들도 중앙인사위원회가 공개 및 이의제기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는한 독자적으로 제도를 실시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각 지자체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