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소속 공무원들의 전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북 영양군은 지난 2003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77명의 직원들이 인근 중소도시를 비롯해 대도시나 수도권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군 전체 공무원 수의 20%에 달할 만큼 많은 숫자다.

    같은 기간 봉화군은 49명, 청송군은 28명의 공무원들이 전출했고 의성군도 매년 20명 가까운 직원들이 군청을 떠나는 등 농촌지역 공무원들의 탈출 러시가 일상화돼 가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게 문제다.

   특히 극심한 취업난 속에 공무원을 선호하는 신세대 수험생들이 '일단 합격해 놓고 보자'며 농촌 지자체에 응시해 합격한 뒤 도시지역 전출을 원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청송군 관계자는 "기존 직원들도 자녀교육 등의 문제로 외지 전출을 희망하고 있지만 신규 임용된 직원들이 연고지 근무를 이유로 전출을 원하는 일이 많다"며 "임용권자인 군수가 이를 불허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청송군 뿐 아니라 영양군과 봉화군, 의성군, 예천군 등 경북 북부지역 농촌 지자체들은 하나같이 전출 희망 직원들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매년 사람을 뽑지만 적잖은 숫자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항상 직원이 부족하다.

   이러다 보니 매년 수 십명씩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일을 거듭해야 하고 행정 업무는 업무대로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보다 못한 이들 지자체들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시험 응시자격 제한 조치.

   올해부터 9급 행정직부터 주소지나 본적지가 종래의 '경북지역'이 아닌 '해당 시.군'으로 돼 있는 사람에게만 응시자격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과연 공무원들의 탈출 러시를 막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응시자 숫자만 다소 줄어들 뿐 어차피 대다수 수험생들이 도시지역을 생활 근거지로 삼고 있어서 도시지역 전출 신청은 시간 문제일 따름이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공무원들의 도시 전출을 규제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서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 "자치 시대이긴 하지만 광역단체 차원의 순환 근무 등 현실적인 대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