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품제공, 선거줄서기 등 위법한 행위를 통해 승진한 지방공무원은 형사 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승진 사실 자체도 자동으로 취소될 전망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 전횡을 견제하기 위해 기관별 인사위원회의 대표성 및 기능이 강화된다.

   국가청렴위원회(위원장 정성진)는 11일 지방공무원 인사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패방지를 위한 지방공무원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행정자치부에 권고했다.

    그동안 지방공무원의 경우 금품제공, 선거줄서기, 근무성적평정 조작 등으로 위법하게 승진하더라도 형사처벌이나 내부징계만 받고 승진된 직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가령 한 공무원이 상관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5급으로 승진한 경우 '당연 퇴직'에 해당하는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파면.해임이 아닌 정직 등의 징계를 받는 경우가 있어 왔다.

   이 경우 이 공무원은 복직시 위법하게 얻은 '5급'이라는 직위는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청렴위는 행자부에 지방공무원법을 개정함으로써 위법한 인사행위 등에 대해 승진을 취소하는 등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청렴위 관계자는 "승진 취소는 '위법한 행위'에 대해서만 국한하기로 했다"며 "'부당한 행위'까지 범위를 확대할 경우 오히려 자치단체장의 인사권 전횡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청렴위는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의 인사위원회가 자치단체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인적구성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외부위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인사위원회의 대표성을 제고할 것을 권고했다.

   청렴위는 이를 위해 지방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임용령을 개정, 자치단체장, 지방의회, 공무원단체 등 추천 주체별로 외부위원 2명 이상을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아울러 청렴위는 인사기준 수립 및 공개 규정이 준수되지 않은 사례가 빈발하다는 점을 감안, 인사위원회가 승진, 전보 등 인사기준의 준수여부를 확인해 그 이행을 자치단체장에게 요구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지방공무원법에 마련할 것을 함께 권고했다.

    이와 함께 청렴위 권고내용에는 ▲특별임용 사유.자격기준 등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사전 심의.의결 ▲근무성적평정 실시에 앞선 성과면담 실시 및 그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 마련 ▲지방인사행정에 관한 종합적인 인사운영 운영지침 마련 및 시행 등이 포함됐다.

   청렴위측은 "지방행정은 대국민 창구역할을 하므로 지방공무원의 부패는 정부 전체의 대국민 신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제도개선 방안이 시행되면 일부 자치단체에서 빈발하던 인사관련 부패행위가 감소되고 지방행정 전반의 투명성, 공정성, 대국민 신뢰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