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국가직 9급 시험이 전국의 186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시험결과, 수험가에서는 이번시험을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평가하면서, 합격의 당락을 결정할 과목으로 영어와 행정학을 지목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직의 특성상 85분의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가도 시험의 성패를 판가름할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결국 이번시험은 영어, 행정학, 효율적인 시간배분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는 것이 수험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번시험에 대해 노량진의 H학원 관계자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쉬웠다와 어려웠다라는 의견이 갈리고 있어 정확한 체감난이도를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영어와 행정학에서 수험생들이 어려워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체적인 난이도는 교수진들의 평가들을 볼 때 지난해에 비해 비슷하거나 조금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평가했다.

 이번시험의 특징으로는 수험생들이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실용성 강한 문항’의 출제비중이 예년에 비해 높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폭넓은 기본지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결국 이번시험은 시험에 나오는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공부했던 수험생들 보다, 폭넓고 깊게 공부를 했던 수험생들에게 훨씬 유리했던 시험으로 평가할 수 있다.

 노량진의 H학원 관계자는 “이번시험은 최신 출제경향 속에 일부 과목에서는 공무원의 직무능력을 결합시킨 문항들이 다수 출제됐다.”라며 “이는 실용성을 강화하는 최근 국가직의 경향을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앞으로도 수험생들이 유의해야 할 점.”이라고 언급했다.

 참고로 과목별 출제경향 및 난이도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어-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실제생활과 관련된 실용국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때문에 지난해 기출을 철저히 분석했던 수험생들에게는 큰 무리가 없던 것으로 파악된다.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평이했지만 실용국어 위주로 공부하지 않았던 수험생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 수험생들 간의 편차는 비교적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험 난이도에 대해 최지평 교수는 “전체적으로 쉽게 출제됐다.”라며 “지난해의 경우는 변별력 있는 문제가 다수 있었던 반면, 올해 시험에서는 문제수준은 전체로 고른 편이지만 변별력이 높게 나타난 문항은 거의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영어-수험생들의 시간부족을 야기한 과목으로 꼽힌다. 지문의 길이도 최근 추세대로 길게 나왔으며, 어휘수준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어렵게 책정됐다. 또한 생활영어의 난이도도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필진인 심상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분야별 출제비중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난이도는 지난해보다 다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과적으로 어휘보다는 역시 독해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간단히 평했다.

 한국사-출제경향은 다소 지난해와 차이가 있었지만, 문항의 난이도는 비교적 평이했다. 근현대사 부분에 중점적인 학습을 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재준 교수는 “전반적으로 세련되고 폭넓은 지식을 묻는 문제가 출제된 가운데, 근현대사의 비중이 50%로 나타나면서 기존의 출제경향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난이도에 대해서 “지난해에 비해 약간 어려웠다고 평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무난한 편.”이라고 말했다.

 행정학-그동안 출제되었던 문제와 비교해서 정형화된 문제가 줄어들고 사고를 요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된 것이 특징이다. 난이도 역시 지난해에 비해 높아졌다는 것이 수험전문가의 평가다.

 행정학의 김 일 교수는 “전체적으로 최근 공무원시험에 가장 적절한 문제들이 나왔다.”라고 전제하며 “출제범위도 고르게 나왔으며, 기출과 예상문제의 바탕에 수험생들이 한 번 더 생각해야 풀릴 수 있는 문제의 출제가 많았다.”라고 이번시험을 평가했다. 아울러 난이도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비해서는 2~3문제 정도가 더 어렵게 나왔다고 볼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행정법-쉬웠다는 수험생들과 어려웠다는 수험생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번시험과 관련해 이형찬 교수는 대체로 지난해보다 난해했다고 평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판례문제가 7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문제 중 명확하게 정답을 선택할 수 없는 애매한 부분이 많았다.”라며 “결국 폭 넓은 수험공부를 하지 않은 수험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시험은 약 72%의 잠정응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의 69.3%보다 다소 상승한 수치이다. 이에 따라 국가직9급 시험은 올해에 처음으로 70%대의 응시율을 기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