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국가직 9급, 예고 없는 가산점에 ‘무너진 공정성’ | ||
| 등록일 | 2018-01-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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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직 9급 고용노동부 직업상담 자격증 5% 가산 논란
공시생, 고용노동부 소속 무기계약직 위한 특혜 주장 신희진 기자 lenore@psnews.co.kr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 A씨는 2018년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계획 공고문을 보고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인원만을 선발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채용공고문을 보던 A씨의 실망감은 이내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행정직 고용노동 직렬의 가산대상 자격증 소지자 항목에서 직업상담사 1‧2급 자격증에 무려 5%의 가산점을 준다는 내용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행정직류의 경우 변호사, 변리사, 법무사, 공인회계사, 공인노무사 등 취득이 어려운 자격증에 5%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은 변호사, 회계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취득이 어려운 자격증이 아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데이터에 따르면 직업상담사 2급의 경우 2016년 시험에서 26,025명이 접수했고 이 중 20,134명(응시율 77.4%)이 응시했으며, 응시자 중 10,030명이 자격증을 취득해 응시자의 49.8%가 합격했다. 지난해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의 응시자 중 최종합격률이 2.9%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공무원 시험에 비하면 10배 이상 쉽다고 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국가직 9급 공채 시험 이전에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2018년 제1회 직업상담사 2급 시험의 최종합격자는 5월 25일 가려지고, 국가직 9급 시험에서 가산점 등록기간은 4월 7일부터 4월 9일까지다. 기존에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이 아니면 이번 국가직 9급 시험에서 가산점 5%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같은 이유로 수많은 9급 수험생은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갖고 있고 고용노동부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일부를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직업상담사 가산점 논란이 커지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노동부 무기계약직 특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노동부는 “노동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고용노동인력의 신속한 충원이 필요해 올해부터 고용노동부 소속 신규 공무원을 고용노동 직류와 직업상담 직렬 공채로 선발하게 된 것”이라며 “직업상담사 1‧2급 자격증 가산점은 고용노동 직류‧직업상담 직렬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 등을 보유한 사람을 우대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채용시험을 위해 새로 추가하거나 변경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가산대상 자격증은 「공무원임용시험령」 제31조 및 [별표12]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직업상담사는 고용노동 직류에 2003년, 직업상담 직렬에 2007년부터 추가돼 법적인 문제 또한 없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소속 무기계약직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노동부는 “고용노동부 소속 무기계약직 채용 시 직업상담사 자격은 필수 사항이 아니고 가점에 해당하며 모두 자격을 소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2016년 현재 직업상담사 1‧2급 자격증 소지자 36,184명 중 고용부 소속 무기계약직의 비율은 3.27%에 불과하며 이들에 대한 특혜를 위한 공채시험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동부는 “2007년도에 직업상담원을 직업상담직렬 공무원으로 전환할 당시에는 관련분야 근무 경력자 특별채용으로 고용센터 3년 이상 근무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이었던 반면, 이번 시험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채시험으로서 노동부 소속 무기계약직 채용을 위한 시험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노동부의 주장은 수험생들의 여론만 더욱 악화시켰다. 고용노동부의 해명을 담은 블로그 게시글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있으며, 모두 노동부를 성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수험생은 “1점 차이로 1년 공부의 성패가 정해지는데 변호사, 변리사 동급의 가산 5%를 시험 불과 100일 앞두고 시행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으며 또 다른 수험생은 “36,184명에서 3퍼센트면 1천명이 넘는 숫자다. 이번 시험에서 고용노동부에서 635명을 선발하니 선발인원을 채우고도 남는 숫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정보화자격증 폐지도 1년 이상 유예기간을 뒀는데 직업상담사 자격증만 특별 대우하는 것은 부당하며 직업상담사 자격증의 가산점이 변호사 자격 가산점과 동일한 것 또한 명백한 비례의 원칙 위반”이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의 불만은 고용노동부 공식 블로그에 댓글을 다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직업상담사 자격증 가산점 사태에 대한 국민 청원글이 게시되었으며, 불과 3일 만에 1만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청원에 동참했다.
청원인은 “국가공무원 시험을 불과 100일 앞둔 시점에서 직업상담사 자격증에 5% 가산점을 주는 시험공고는 단순한 가산점 부여가 아닌 합격의 기준 자체가 변경된 것”이라며 “최소한 1년에서 2년의 예고기간을 주고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청원개요를 올렸다.
또 다른 수험생은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을 주장하고 있는데, 수험생들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시행령 별표 조항을 근거로 기습적으로 특정 직렬에 특정 가산점을 5%나 부여하는 것 또한 명백한 적폐”라며 “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는 정부가 스스로 적폐를 만들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이 같은 사태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 의원은 “정부가 이렇게 불공정하게 해서 되나? 시험 치려면 공정하게 해야 한다. 정부에 요구한다. 직업상담사 5% 가산점은 철회해야 한다. 만약 직업상담사 5% 가산점을 포함시키려면 1년 뒤에 하라”라며 공시생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고용노동부가 어째서 유예 기간 없이 직업상담사 자격증에 5%라는 높은 가산점을 부여했는지 뚜렷한 해명을 내놓거나 자격증 취득을 위한 유예기간을 주는 식으로 공고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수험생들의 불만은 절대 가라앉힐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공무원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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