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선택제 공무원 채용성적표 ‘미흡’

전라남도·경상남도·인천시 합격자 미달

2017년까지 시간선택제 공무원 4천 명을 채용한다는 정부의 계획이 시행 초기부터 삐걱대고 있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의 인기가 예상보다 시들한 탓이다.

정부는 당초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돕고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인재들이 공직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4년간에 걸쳐 7급 이하 국가공무원 1,700명과 지방공무원 2,300명을 시간제공무원으로 선발하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최종합격자가 발표된 지역 다섯 곳의 9급 행정시간제 최종합격률을 살펴보면 2곳만이 최종합격률 100%를 달성했을 뿐, 나머지 3지역은 선발예정인원보다 적은 인원이 합격해 최종합격률 100%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미달인원이 발생한 곳은 전라남도였다. 54명의 9급 행정시간제 공무원을 선발할 예정이었던 전라남도의 경우 31명만이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절반 수준인 57.4%의 최종합격률을 기록했다.

필기시험 당시 57%의 응시율을 기록했던 경상남도 또한 미달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34명의 9급 행정시간제 공무원을 선발할 예정이었던 경상남도 채용시험엔 25명의 최종합격자가 나와 73.5%의 합격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시의 경우 시·구 모집에선 24명 모집에 24명이 합격해 최종합격률 100% 달성에 성공했지만 옹진의 경우 2명 모집에 1명만이 최종합격해 50%의 합격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나머지 지역들의 채용 성적이다. 면접시험을 막 끝낸 나머지 지역 중엔 미달인원이 발생한 전라남도나 경상남도, 인천시 보다 낮은 필기시험 응시율을 기록한 곳도 일부 섞여 있는 탓이다.

올해 시간선택제 공무원 채용성적이 정부의 기대치에 비해 저조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시간선택제 전형의 인기가 시들한 배경으론 전일제 공무원에 비해 ‘불안정한 지위’, ‘낮은 보수수준’ 등이 꼽히고 있다. 한 수험전문가는 “시간제 지방공무원의 경우 전일제 공무원과 동일한 과목으로 시험을 치르면서도 보수가 턱없이 낮다”면서 “합격선이 낮아 전일제보다 합격엔 더 유리하겠지만 이왕이면 안정적인 전일제공무원을 택하려는 수험생들의 선택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국내 사기업 채용시장에서 구직자들의 선호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의 경우 올해 초 시간제 근로자 6천명을 선발하려 했지만 이에 크게 못 미치는 1,500명만을 선발할 정도로 미미한 채용성적을 낸 바 있다.

정부가 실패의 전례를 딛고 괄목할 만한 14년 일자리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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