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 2차 필기시험 출제경향 분석

경찰학개론 까다로운 출제, 형법·형소법 수월해

국어와 함께 가장 많은 응시생이 선택한 사회는 응시자 간의 반응이 엇갈렸다.

사회를 처음 접해 본 경찰수험생들은 대체로 어려웠다고 평한 반면, 작년부터 사회 문제에 길들여진 일반직 수험생들은 수월한 편이라는 반응이다.

영역별로 사회문화 8문항, 법과 정치 7문항, 경제 5문항이 출제됐는데, 응시생들을 힘겹게 한 영역은 사회문화였다. 모호한 지문으로 인해 정답을 찾기 어려워 시간을 많이 소모한 응시생이 적지 않았다.

법과 정치와 경제 영역은 중요하고 까다로운 표 문제나 그래프 문제, 수식을 계산하는 문제 등이 전혀 나오지 않아 평이한 출제를 보였다. 이 때문에 사회문화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응시생이 합격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과학’, ‘수학’도 쉬운 문제로 구성됐다. 특히 일부 응시생은 과학 문제 수준이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이었다고 평하기까지 했다. 다만, 쉬운 출제로 높은 원점수를 가지고도 조정점수에서 손해를 볼 것 같아 걱정하는 응시생이 적지 않았다.

작년까지 필수과목이었던 ‘경찰학개론’, ‘형법’, ‘형사소송법’은 ‘경찰학개론’이 비교적 까다롭게 출제된 반면,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수월한 출제를 보였다.

경찰학개론은 총론 7문항, 각론 13문항이 나와 각론의 비중이 1차 시험 때보다 커졌다. 응시생들이 어려워한 문제는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묻는 5번 문항과 국가보안법 상 죄명 중 행위 주체를 묻는 18번 문항이었다. 이 때문에 암기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한 응시생은 경찰학개론에서 좌절을 맛봐야 했다.

형법은 82개의 지문 중 74개 지문이 판례일 정도로 판례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다만, 중요하게 여겨지는 판례 위주의 출제라 판례 공부를 충분히 한 응시생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윤황채 교수는 “형법조문과 이론은 대략적으로 이해하고 판례암기에 많은 비중을 두고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형소법도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의 문제였다. 어려운 조문 문제나 판례를 종합해서 묻는 문제는 거의 보이지 않았고, 최신판례도 거의 나오지 않았으며 일부 기출문제의 반복출제도 엿보였다.

노형석 교수는 “형사소송법을 어느 정도 학습한 수험생이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험이 끝나고 응시생들은 필기시험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인원이 뽑힐지 관심을 두고 있다. 역대 최다 인원이 이번 시험에 몰린 것은 9급 공채 시험에서 합격하지 못한 수험생 다수가 순경 2차 시험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경찰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수험생이라면 최종합격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경찰수험생들은 이들 중 다수가 실제 체력시험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필기합격자를 적게 뽑으면, 애꿎은 피해자가 발생할까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시험의 공통과목의 출제 수준이 어렵지 않아 일반직 수험생들의 대거 합격을 우려하기도 한다.

경찰청에서는 필기시험에 합격하고도 체력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을 응시생의 발생을 막기 위해 지난 1차 시험에서는 작년 2차 시험보다 많은 남경 1.7배수, 여경 1.8배수의 인원을 필기합격자로 정한 바 있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3일 후인 9월 5일 각 지방청별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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