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급 공무원 “승진기회 늘린다”

국가개조로 무장한 정부, ‘관피아’ 정조준

‘관피아’와 ‘철밥통’ 척결을 둘러싼 박근혜 정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부패와 무능, 무사안일주의 등 공직사회의 고질병이 드러나면서 공무원 조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발 맞춰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고시위주의 공무원 채용 축소, 민간 전문가 등용문 확대,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강화 등 대대적인 개혁안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되는 개혁안 중 하나는 공무원 임용방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관피아의 폐해를 끊고 공직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 혁신하려 한다”라며 “민간 전문가 진입이 보다 용이하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대5 수준으로 맞춰가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7·9급 공무원 시험을 통한 채용 규모는 현 상태를 유지하고 7·9급 시험 출신 공무원의 승진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는 5급 공채 출신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빨리 승진하고 퇴직하는 문화를 바꾸고 조직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직급에 따른 승진을 없애고 능력에 따라 7·9급 시험 출신에게도 승진 기회를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5급 공채 출신과 경쟁이 붙어 행시 출신 위주의 빠른 승진도 정상화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행시를 축소하는 대신 민간 채용문을 넓힐 경우 ‘현대판 음서제도’가 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어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담화문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공무원의 ‘신분보장’도 개혁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헌법 제7조에 공무원의 신분보장이 규정돼있는 만큼, 공무원의 신분 보장을 전면적으로 철폐하려면 헌법 개정이 진행돼야 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 때문에 관련 법률을 바꿔 고위 공무원에 한해 신분보장을 없애는 방안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일각에선 내다보고 있다.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규정도 강화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대폭 확대하고 취업제한 기간을 지금의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릴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정부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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