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며 금융권 신입사원 채용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ㆍ보험ㆍ카드 등 경기악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은 채용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융공기업의 취업 기회는 확대될 예정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반기 주요 시중 은행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900여 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200여 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다.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총 555명을 채용한 데 비해 줄었다.

   신한은행 역시 하반기 200여 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공채로 700명의 신입행원을 뽑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00명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하반기 채용까지 포함해도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국민과 외환은행은 9월 말부터 100명 내외의 행원을 새로 뽑는다. 농협은행도 10월께부터 150여 명 채용에 들어간다.

   하나은행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예년 수준인 100여 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하반기 계획이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수익성이 나빠진 은행들이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이라며 "신입사원 중 고졸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대졸자들의 취업문은 예년보다 좁아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불황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하반기 채용이 지난해 수준인 1천여 명을 소폭 밑돌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 생ㆍ손보사들이 하반기 대규모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하반기 150여 명을 공채했는데 올해는 비슷하거나 조금 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감 경기와 가장 밀접한 카드사들은 경기악화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20~30% 줄어든 400여 명을 뽑는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각종 규제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까닭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하반기 100여 명, 신한카드는 60여 명을 선발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채용을 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와 KB 국민카드도 채용 인력 증원이 힘든 상황이다. 다만, 최근 사업을 확장 중인 하나 SK카드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10% 이상 더 채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금융권 공기업들은 예년보다 채용을 확대한다.

   지난해 51명을 신규채용한 한국은행은 올해는 신입행원을 60명가량으로 늘린다. 지난해 대졸사원 97명을 뽑았던 산업은행도 상반기 54명에 이어 하반기에 60명을 더 고용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92명을 선발한 수출입은행은 하반기에도 49명을 채용한다. 지난해 58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수은 관계자는 "국외 자원개발과 관련한 인력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결제원은 예정에 없던 상반기 8명 채용 이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하반기 공채를 준비 중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50여 명, 30여 명을 각각 뽑을 계획이다. 이미 25명을 선발한 한국투자공사도 하반기에 경력직 3명을 더 모집한다.
cindy@yna.co.kr
ahs@yna.co.kr
bangh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