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 판도에 큰 영향 미칠 듯

 지난 23일 헌법재판소가 국가유공자 가산점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려, 전국 수험가가 들썩이고 있다. 헌재의 판결에 따라 국가 임용시험에 있어 국가유공자 가족에게 10%의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늦어도 내년 7월 이전에는 폐지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23일 “국가ㆍ지방공무원 시험 및 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한 국가유공자의 가족에게 10%의 가산점을 주도록 한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조항(헌법 제32조 6항)에 대해 7대 2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라고 발표했다.

 헌재는 지난 01년 국가유공자 가족들의 가산점이 일반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이번 결정은 사실상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이는 02년 이후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와 특수임무 수행자 등이 법개정을 통해 유공자 범위에 포함되면서, 보훈대상자수가 지난 1990년 17만명에서 02년 66만명, 03년 73만명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즉 헌재의 이번 결정은 국가 유공자 가족이 급증하고 공무원 시험이 날로 치열해지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재판부는 “01년 헌재는 ‘국가유공자 본인과 그 가족 모두’를 취업보호 대상으로 봤지만, 그 수가 크게 늘어나는 현실을 볼 때, 취업보호자는 ''유공자, 상이군경 본인 및 전몰군경의 유가족''이라고 좁혀 해석해야 한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서 “광주민주화운동 등 국가유공자의 범위를 넓히는 여러 입법이 추진되면서 유공자 가족수도 비약적으로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04년 국가직 7급에서 유공자가산점 합격자가 34%를 차지하는 등 그 혜택자가 크게 늘어났다.”라며 “이는 가산점제도가 유공자 본인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것으로 변질 됐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일반인들의 공무담임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울러 “이 사건 조항의 위헌성은 가산점 제도 자체가 아니라 차별이 지나치다는 것인 만큼 가산점의 수치를 낮추고 수혜대상자의 범위를 재조정하는 방법 및 가산점보다 생활의 안정을 위해 보상금을 늘려 지급하는 방법 등을 통해 그 위헌성을 치유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헌법불합치란 해당법률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정 때까지 해당조항의 효력을 유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헌재는 이번 결정과 함께 07년 6월 30일까지 기존의 법률조항이 유효하다고 밝혀, 국회는 이 기간까지 대체 입법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07년 7월부터 이 가산점 조항은 효력이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국가 유공자 가족 및 관련단체들이 이번 헌재의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대체법안을 마련하는데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공무원 수험가에는 한바탕 큰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헌재의 결정에 따를 경우 공무원시험에서 유공자가산점자의 합격자수는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며, 이는 공무원시험의 수험인구의 증감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가유공자가산점제의 행보에 전국 수험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