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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계리직 이슈) ‘변별력 논란’ 공무원시험 출제 과정은?
등록일	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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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은행 구축, 시험문제 선정 등의 과정 거쳐
우정사업본부 관계자 “올해 시험, 신 유형의 문제 많아”

강길수 기자 hospital001@naver.com

일반적으로 정규분포에서 종 모양을 그리는 시험을 변별력이 높은 시험이라고 평가한다. 따라서 시험은 난이도 중의 문제를 절반 이상, 나머지 부분에 상과 하를 적절히 배치해 적당히 어렵거나 적당히 쉽게 출제해야 한다. 무조건 어렵게 출제해야 변별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됐다. 누구나 정답을 맞히는 문제처럼 모두가 틀리는 문제 역시 평가의 가치가 없으며 그런 문제의 비중이 높을수록 변별력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공무원시험은 수능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적은 문제로 합격자를 가린다. 표본이 적기에 각 문제가 변별력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기에 신중히 출제해야 한다. 인사혁신처가 출제 절차를 세분화하고 매년 보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무원시험, 어떻게 출제되나

국가직과 지방직 시험의 출제 절차는 ▲문제은행 구축 ▲시험문제 선정 준비 ▲시험문제 선정 ▲시험 실시 등 총 4단계를 거친다. 가장 먼저 진행되는 건 출제위원 위촉이다. 학계와 정부에 종사하는 이들이 위촉 대상이며 8·9급은 고등학교 교사 이상, 5급 이상 공무원이 출제위원 자격을 얻는다. 이어 매년 출제할 과목에 대해 사전 시험위원에게 출제를 의뢰하고 출제한 문제는 출제위원 간 교차 검토를 한 후에 문제은행에 입고된다.

이어 시험문제 선정 준비 단계에서는 선정위원을 위촉한다. 8‧9급 시험의 선정위원 위촉 기준은 학계의 경우 대학(교) 조교수 이상이며, 정부는 5급 이상 공무원이다. 위촉된 선정위원은 고시센터에 입소, 합숙 기간 중 시험문제를 선정하고 수정한 후 확정한다. 합숙기간 동안에는 철저히 외부와 격리시켜 시험문제 유출을 막는다. 선정위원은 휴대폰, 저장장치, 스마트폰 등과 같은 연동기기를 소지할 수 없으며 외부 연락도 불가능하다. 인터넷 검색 및 메일 수신과 발신 역시 금지된다.

이렇게 시험을 위해 투입되는 인원만 해도 면접위원과 서류심사위원을 포함해 연간 약 5000명에 이른다. 종종 변별력 논란, 출제 오류 등의 홍역을 겪지만, 시험 출제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2008년부터 시‧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문제를 출제한 인사처는 올해 그 범위를 시‧도 교육청으로 확대했다. 내년부터는 서울시를 포함한 17개 시‧도 지방공무원 및 교육청 시험을 모두 출제할 예정이다.

이와 달리 계리직 공무원 시험은 우정사업본부에서 자체 출제한다. 출제 절차는 인사혁신처가 출제하는 시험과 유사하다. 과목별 문제은행을 구축하고 출제위원 간 교차 검토를 진행하는 것도 동일하다. 다만 지정재단에서 추천받은 출제 위원을 우정사업본부 내부 심사를 통해 선발하는 점에서 국가직 및 지방직 시험과 차이를 보인다.

역대 계리직 시험, 변별력은?

계리직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은 2008년 8월 처음 실시된 이후로 2010년, 2012년, 2014년, 2016년, 2018년, 2019년 등 총 7차례 열렸으며, 서울청을 기준으로 70점대 후반에서 80점대 초중반의 합격선을 기록했다.

역대 가장 높은 합격선을 기록한 해는 2018년이었다. 지난해 서울청의 합격선은 86.67점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합격선이 상승한 건 문제 유출 의혹이 발단이었다. 시험 5일 전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 익명의 인물이 자신을 출제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이라고 밝히며, 시험지를 전달해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 사실이 전해졌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시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시험 3일 전 “새 문제로 전면 교체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갑작스레 문제를 대체하면서 변별력은 떨어졌고 합격선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가장 낮은 합격선을 기록한 해는 2010년이었다. 2008년과 비교해 경쟁률이 높아졌음에도 컴퓨터일반과 한국사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합격선은 8점 이상 낮아진 68.33점을 기록했다. 수험생과 교수의 체감난도, 합격예측 서비스의 통계 자료를 감안하면 역대 최저 합격선은 올해 깨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홍보협력담당관은 “올해 시험은 최근 국가직 공무원 출제경향에 맞춰 종합적인 사고능력과 업무 시 필요한 지식 등을 다수 출제했다”라며 “신 유형의 문제가 처음으로 도입돼다 보니까 지문이나 문제 분량 등에서 수험생이 체감하는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전했다.

실력차를 인정할 수 있는 시험이 되길

한편, 계리직 9급 필기시험의 이의제기 기간은 23일까지다. 변별력 논란이 있었으나 문제 오류는 많아야 1문제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여 가채점한 성적이 변동할 가능성은 낮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도 아침부터 회사가 아닌 도서관으로 출근한 40대 남성도, 시험 후 며칠째 밥도 못 먹고 방에만 처박혀 있던 20대 여성도, “계리직 수험생의 고충”을 호소한 청원 제기 수험생도 이제 계리직 도전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다.

19일 이후 지금까지 불합격을 예측한 수험생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안타까웠던 건 합격생 전체를 ‘찍신’이라고 비난하는 모습이었다. 부디 앞으로는 논란이 없는 문제로 실력이 부족했다는 걸 인정할 수 있는, 합격자를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그런 시험만 계속되기를 기원해본다.

미니 인터뷰(우정사업본부 홍보협력담당관)

Q. 2020년 시험 계획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는가?

A. 내년 채용계획은 현재 미정이라고 밖에 말씀을 못 드릴 것 같습니다. 저희는 일반회계가 아닌 특별회계로 운영되고 있기에 인건비를 자체 수입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일반회계처럼 세금으로 지원받는 구조가 아닌 것이죠. 따라서 채용 등도 비정기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인 인력 충원을 원하는 수험생의 바람을 알고 있기에 최대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출처 공무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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