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행안부의 ‘도로명 로마자표기법 변경’ 발표가 있었다. 실용국어는 국가직에서 출제빈도가 높아 공무원수험생들에게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수험생들은 ‘도로명에 붙임표(-) 첨가와 그 앞뒤의 음운변화 없음’을 골자로하는 이 변경사항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혼란으로 바른 우리말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국립국어원의 홈페이지에는 한동안 이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다. 이에 국립국어원에서 질의에 답변한 내용을 통해 헷갈리는 부분을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변경취지> 새 주소 정책에 따라 종전에는 길 이름으로만 쓰이던 ‘대로-로-길’이 행정구역 단위를 대신하게 되었다. 이에 국어원에서는 ‘대로-로-길’이 도로의 종류이면서, 주소 체계에서 행정구역단위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판단하여, 당시 행안부에서 제안한 대로 붙임표가 들어간 ‘대로(-daero), 로(-ro), 길(-gil)’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지명과 도로명 두 가지로 쓰이는 서울시 ‘종로’의 경우 ‘Jongno(지명)’와 ‘Jong-ro(도로명)’ 두 가지 표기가 공존하게 된다. ▶단어의 발음에 따라 ‘lo, no, ro’ 세 가지로 표기되던 ‘로’가 ‘ro’ 하나로 통일된다. ▶이는 국어의 실제 발음과 다른 표기가 될 수 있어서, 로마자표기법의 원칙과 차이가 난다. 그러나 ‘주소 체계의 명확한 전달’을 통해 얻게 될 편리함을 고려할 때, 다소의 불편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어 행정지명(주소)에서 '-로'의 단위를 인정해 주었던 것이다.

(예제 1) ‘세종로’를 ‘지명’으로 표기할 때는 ‘sejongno’로, ‘주소의 번지’를 나타낼 때는 ‘sejong-ro’로 표기해야 옳다. 따라서 일부 영자 신문에서 ‘세종로에서 시위가 일어났다.’를 영작했을 경우 '세종로'는 지명으로 쓰인 것이므로 ‘sejongno’로 표기해야 맞다. 하지만 ‘세종로 17번지에 편지를 배달했다.’라든지, 주소 표기로 ‘세종로 1번지’라고 할 때는 '-로'가 도로의 명칭, 주소이므로 ‘sejong-ro’표기가 맞다.

(예제 2) 신문로의 표기는 지명으로서의 신문로는 종전처럼 ‘sinmunno’가 맞고, 주소에서는 신문로 253번지라고 쓸 때는 ‘sinmun-ro 253’이 맞다. 다만, '신문로2가' 라고 할 때는 종전처럼 ‘sinmunno-2ga’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도로명 로마자표기법 변경’은 법개정이 아니라 외국인 등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를 보완해서 인정해 준 것이라고 한다. 수험생들은 우선 변경의 취지를 먼저 이해하고, 지명일 때는 종전대로, 행정구역단위일 때는 ‘-ro’로 쓰인다는 것을 예문을 통해 연습한다면 문제를 푸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