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국 선생님 강의 듣고 이번 2회차 무선설비기사 필기 합격했습니다. 사실 처음에 인강 수강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많이 했습니다. 전자기사 시험 볼 때 다른 학원 강의를 봤었는데, 책을 그냥 읽어주는 수준이라 강사가 정말 알고 설명하는 건지 그냥 책에 그렇게 쓰여 있으니 그렇게 말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가더군요. 그때 ‘자격증 학원은 다 이런가?, 비주류 기사라 시장이 작아서 그런가?’하며 실망을 많이 했었습니다. 결국 전자기사 필기는 대학교재 보면서 독학했습니다. 물론 기출 몇 번 돌리면 합격 점수는 나오겠지만 원리부터 차근차근 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자격증 취득은 했지만 혼자 하는 거랑 다를 게 없으니까 돈이 너무 아깝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무선설비는 그냥 처음부터 혼자 독학으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자기사 실기 시험 치고, 연이어 학교 기말고사까지 치고 나니 6월 12일이더군요 시험이 6월 29일이어서 3주도 안 남은 시간 동안 독학으론 다 못 보겠다 싶어 한 번 더 속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강영국 선생님 인강을 봤는데 강의력이 너무 좋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별 기대나 생각 없이 본 영화가 내 취향과 너무 잘 맞은 기분이었네요.

강의가 좋았던 이유를 하나하나 짚어보면 첫째,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십니다. 너무 뻔하고 기본적인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격증용 공부가 아닌 전공 기초 이론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십니다. 얼마나 자세히 알려주시냐면 시간이 없어 기출을 하나도 못 풀어보고 시험장 들어갔는데, 강의에서 배운 이론이 바로바로 적용됐습니다.
설사 인문계 비전공자라 하더라도 해당 강의를 보면 두 달 안에 6과목 해당 이론을 전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물론 자격증에 필요한 이론에 한해서) 이게 과장이 아닌 게 저는 학부 2학년입니다.(기사 자격은 군 경력으로 채웠습니다.) 이제 막 1학기 끝났으니 2학년도 다 수료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해당 자격증 과목인 전파이론, 전자회로, 안테나 공학 등이 3학년, 4학년 과목임을 고려하면 저는 수학과 물리를 조금 더 한 비전공자와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럼에도 강영국 선생님 인강만으로 20일도 되지 않아 합격했습니다. 기사를 준비하시는 4학년, 졸업자분들은 훨씬 쉽게 취득하실 수 있을 거고, 전공이 인문/상경이지만 기술 쪽으로 분야를 변경하고 싶은 분들도 두 달 안에 하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둘째 그러면서도 강의 전체 볼륨이 큰 편이 아닙니다. 문제풀이를 빼면 전자회로는 20강 조금 넘고, 다른 과목들은 10~15강 내외입니다. 그렇게 자세히 설명해주시는데도 어떻게 이렇게 짧은 볼륨으로 끝낼 수 있는지 아직도 미스터리네요
셋째 고수가 제자들에게 무공 비급을 하나씩 꺼내서 ‘위험할 때 보거라' 하며 주듯 실무에서 사용할 비급을 하나씩 주십니다. 예를 들면 전에 혼자 Tr 증폭회로의 바이어스를 구성해본 적이 있는데, 동작점 안정화가 잘 안되더라고요. 군 휴학 상태라 학교 교수님께 메일로 묻기도 뭐 해서 혼자 끙끙대다 결국 특성 좋은 Tr로 바꾼다는 찝찝한 결론으로 끝냈는데, 강영국 선생님이 디지털 전자회로 강의 중 해당 내용을 알려주셨습니다. 책에 있지도 않은 내용이었는데 갑자기 “이건 회로 도사들이 쓰는 방법인데 여기에 블리더 저항을 달면 바이어스 회로를 더 안정하게 꾸밀 수 있다. 실무에 가서 잘 써먹어라”라고 하시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그제서야 강사님 약력을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러 기업에서 회로 설계 연구원으로 일하시고 육군 전자공학 교관까지 하셨더군요. 그때부터 자격증 공부가 아닌 업계 대선배께 실무를 배운다 생각하며 경청했습니다.